
퇴근길 기자들 앞에 선 ‘사의의 남자’
2025년 11월 12일 밤,
퇴근하던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기자들 앞에 멈춰 섰다.
짧은 만남이었지만, 그가 던진 한마디는 묵직했다.
“전 정권이 기소한 게 현 정권에서 문제가 되고,
저쪽(정권)은 지우려 하고 우리는 지울 수 없어서 부대꼈다.”
그의 입에서 나온 ‘부대꼈다’는 표현은
현 정부와의 갈등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해석됐다.
검찰 내부의 갈등, 그리고 정치권과의 충돌이 드러난 순간이었다.

대장동 항소 포기…논란의 불씨가 되다
논란의 시작은 ‘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’였다.
서울중앙지검이 지난 7일 유동규 전 본부장 등이 연루된
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항소를 포기했고,
이 지시의 배후에 바로 노만석 대행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
검찰 내부가 술렁였다.
게다가 법무부 차관으로부터 “항소에 부정적”이라는 의견을 전달받고
그에 따라 지시했다는 정황이 공개되면서
검찰 독립성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.
검찰 내부에서는 즉각 “설명을 요구한다”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,
결국 노 대행은 사건 발생 닷새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.
“4개월이 20년보다 길었다”…권력과의 소모전
그는 기자들에게 “4개월 동안 차장을 했던 게
20년 검사 생활보다 더 길게 느껴졌다”고 털어놓았다.
짧지만 모든 것을 소진한 시간,
그 안에는 정권과 검찰 사이의 미묘한 줄다리기와 피로감이 묻어났다.
결국 대통령실은 “법무부 장관으로부터 면직안이 제청되면 이를 수리하겠다”며
사실상 사의를 수용하는 방침을 밝혔다.
검찰과 권력, 다시 불붙은 긴장
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사람의 사퇴로 끝나지 않는다.
검찰 내부에서조차 “법무부의 입김이 세졌다”는 불만이 새어나오고,
정권과 검찰 간 ‘기소권 독립’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.
대장동 사건은 여전히 한국 사회의 민감한 상징이다.
이 사건을 둘러싼 정치적 해석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도 높다.
노만석의 퇴장은 어쩌면, 또 다른 파문의 시작일지도 모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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